우리나라에 수많은 이들이 불행하다고 한다.
저성장에 취업은 어렵고 집값은 오르고 노동소득의 가치는 점점 상실되어간다.
작은 목표점을 차근차근 밟으며 성장하는 자들의 앞길은 작은 목표가 무색하게 높아져가고
삶의 의미를 찾는 것들의 일상적 의미도 옅어져 간다.

심지어 나는 유튜브에서 왜 내가 80억 분의 확률을 뚫고 여기에 태어났는지에 대한 댓글까지 봤다.
나는 눈을 비비며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세계 10위권 나라에 태어났는데도 어떻게 이렇게 생각할 수가 있을까?

아프리카 외지에서 단순히 물을 먹기 위해 30분을 걸어야 하는 사람도
밤에 공부하기 위해 손전등으로 불을 켜며 공부하는 톤즈의 고등학생도
중국 상하이 코로나 봉쇄에 걸려 치료도 못 받고 죽는 이들도
또 북한의 민둥산에 먹을 거 없는 곳을 헤매다 죽는 꽃제비들도

이런 생각을 하는 우리를 이해할 수가 있을까?

예전에 [너는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라는 책을 본적이 있다.（비참한 삶에 대한 이야기다. 구입해 읽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나는 그것을 읽고 내 삶에 대한 감사함을 느꼈는데
혹자는 불행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보았다.
나는 또 그것을 이해했다.

그들은 입시공부에 시달리는 학생들과 그들의 생활적 불행을 저울질 하는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본 것 같다.（또 그 외의 것들도）

하지만 가치판단을 해보면 판단하기 쉽다.
학생때 공부를 안 하면 죽이는 것도 아니다. 공부의 강요는 무조건 해야 한다로 귀결될 수가 없다.
그냥 안 하면 된다. 그리고 안 한 채로 취업할 수도 있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경력을 인정받아 매니저가 될 수도 있다.
또 일용직 노동자부터 시작해서 건축현장에서 직위가 올라갈 수도 있고
일용직의 고단함에 주경야독하여 자격증 공부를 해서 다른 길을 모색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저들에겐 기본적으로 기회와 선택권이 비교도 안되게 제한된다.

대학교 에브리타임에서 가난에 대한 글을 본적 있다.
남들과 어울릴 때 돈을 계산하는 설움에 대한 것들이다.
그러나 정말 가난하면 애초에 남들과 어울릴 수도 없고 계산도 할 수없다.
계산한다는 것은 효율을 고려해서 어쨌든 구색은 맞출 수있다는 것이다.

생존의 밑바닥에 있는 자들의 공허함을 우리는 상상할 수도 없다.
상상할 수없기에 이해하기 어렵다.

당장 공원에 가서 수도꼭지만 틀어도 나오는 물이
아프리카 외지에서 30분을 걸어서 힘들게 공수한 물보다 깨끗하다.
공부하고 싶어도 학교가 없고
학교가 있어도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다니기 힘들다.

불행의 저울질은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공연히 불쾌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안다.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자기가 누리는 기본적인 것들의 의미를 잃어버릴 수가 있다.

우리는 과거보다 더욱 연결되어있고 빠르게 소식을 얻는다.
고귀한 선행은 불행한 사고에 묻힌다.
가난한 자들의 비애는 인플루언서들의 빛에 묻힌다.

뭔가 잘못된 게 아닌가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착각에 빠지는 게 아닌가?

객관적으로 충분히 행복할 수있는 조건이 갖추어져있는데
머릿속 상상만으로 남들과 비교하며 불행의 늪에 빠지게 자초하는 게 아닌가?

물론 우리나라의 모든 사람이 행복의 충족조건을 갖췄다는 말도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불행할 수밖에 없는 사람은 많이 있다.

그러나 그런 소수의 사람뿐 아니라 대다수의 사람들이 불행하다는 '착각'에 빠져있다는 내 '생각'을 적은 잔소리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