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씩─ 힘들 때마다, 불평이 생길 때마다
아이들이 입원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산소호흡기를 달고 어린 수아는 얼마나 침울해 했던가
순식간에 가지 친 여러 주삿줄에
대수는 또 얼마나 낯설어 했던가
작은 아이는 점점 더 작아져 갔고
나 또한 설 자리가 점점 더 작아짐을 느꼈던 그 때─
단 며칠간의 병원 생활에서 극변하는 아이를 보고
나는 내심 또 얼마나 놀랐던가
회상하건대, 매번 무섭고 힘든 기억이다
떠올리고 싶지 않지만 한편 마음을 다잡을 때는
그것이 엄청난 특효약이 된다
겪어보지 않으면 모를 것이다
옆 침대에서, 혹은 같은 층 복도에서
한밤중에도 울려퍼지는 내 아이 또래의 비명소리를 듣는다는 건
아이는 물론 나에게조차 크고 가혹한 고통이었다
조금의 경험에도 이 정도인데 더한 경우는 가늠 못하리라
아니 입에 담는 것조차 못할 것이다
아이가 아팠을 때 나는 모든 것을 시험받는 느낌이었다
내 인생이, 아이의 작고 여린 손가락 끝마디와
발가락 끝에 아슬히 매달려 있는 것을 보았다
어떠한 것도 그 기억 앞에서는 한없이 작다
나를 강하게 만들면서 동시에 나를 가장 약하게 만드는
이 말도 안 되는 무형의 산물─
그러나 잊으면 안 된다
때때로 끌어내야 한다
생활의 번잡함과 새벽의 고요 속에서
숨쉬는 동안, 맑은 미소가 비치는 동안에도
또 다시 슬픈 마음이 수면 위로 떠오를 때에도
더한 격정이 찾아올 때라도
끌어내야 한다
그리고 다시금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미안함과 소중함을 가능한 내 손 끝에 담아
아이의 보드라운 두 볼과 머리를 쓰다듬으며
마침내─
널 사랑한다고


















（19. 06. 13. 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