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괜찮을 거라 생각했었다
내가 아무리 혼자서 눈물을 쏟고 네게 예민하게 굴어도
너는 그저 웃었으니까
아니 사실은 웃지 않았다
네 눈빛은 날 아프게 했고
나도 널 아프게 하는 눈빛으로 대답했다
하지만 너는 뭐든 흡수하는 휴지 같았으니까
그래서 더 안일했었을 수도 있다
오늘 밥 먹다
네가 뚝뚝 떨어뜨린 눈물을 보았을 때
우리 둘 다 어쩔 줄 몰랐으니까
난 안아주지도 못하고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으니까
너는 화장실에 가서 눈물을 닦고 휴지를 들고 왔지만
그 휴지들은 네 눈물을 담아내기엔 부족했다
내가 휴지를 또 들고 왔지만
그 휴지들조차도 다시 한 번 쏟아지는 널 담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렇게 이상하게 아까 헤어졌다
어제 감기약을 먹고 오늘 하루종일 몽롱했던 나는
방에 와서 바로 잠이 들었다
과제 같은 건 할 생각도 못하고 그렇게
오후 내내 꿈 속에서 헤맸다
중간에 네가 방에 왔다
나는 네 이름을 불렀고
넌 대답했다
나 계속 잤어
괜찮아? 좀 더 자
넌 그렇게 네 짐을 챙겨 나갔다
넌 오늘 밤 네 눈물의 이유를 말해 준다 했다
나는 사실 알 것도 같다
네가 왜 울었는지
내가 수요일날 울었던 이유와 같은 이유에서겠지
네 앞에서 울었던 건 그날이 처음이었다
네 쓰레기통도 내 쓰레기통도
휴지들로 가득 차 있다
비우지도 못하고 가득 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