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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징쓰 이 친구 노래 잘하네~~~~~" 징쓰가 윤수일의 아파트를 무반주로 해내네.. 멋지네.. 므흣.. "아 제가 한 노래 하죠~ ㅎㅎ" "야 역시 서울서 온 친구들이라 거침이 없네 거침이 없어.." "자 그럼 여기 또 술 한잔들 하시고~~~~!!" 허규스님이 일어나시더니 아까 가져온 말통 하나를 번쩍 가볍게 들어올리셨다. 주먹쥔 손으로 통을 두드리니 텅텅거리는 소리를 내었다. "어어? 우리 벌써 한 통을 다 먹었넹~? 역시 우리 와화스님이 술 참 잘 만들어~~" "우후~~ 역시 역시 와화스님이 짱이야 짱~~!!!" "후... 진짜 술이 그냥 잘 들어가네요.." "종만이형. 이거 부대찌개가 이거 이거 기가막힙니다 진짜.." "이 멋진 고깃집 테이블에서 먹으니 정말 신나요 ㅋㅋㅋ" 너나 할거 없이 큰소리로 흥을 돋구었다. "아 젊은 친구들 잠깐 잠깐 잠깐.. 아.. 마시는건 멈추지 말고 잠깐 여기 주목~!" 김종만 선생님이 막걸리가 가득 찬 술잔을 들고 일어섰다. 바로 손목을 꺽으며 술잔까지 먹을 기세로 술을 원샷했다. 그리곤 몸을 숙이며 뜬금없게 공손히 인사하며 말했다. "제가 또 여기 주인장이고, 또 명색이 예술하는 사람 아니겠습니까.. 징쓰동생이 멋진 노래를 한 곡 불렀으니 제가 춤으로 화답을 좀 하겠습니다. 저기.. 와화스님이 혹시 피리로 한곡조 뽑아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와화스님이 긍정의 미소를 짓자.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우리 모두 양손을 흔들며 응원하듯 신나게 흔들어댔다. 김종만 선생님은 신나서 작업실쪽으로 걸어나가시더니 팔길이만한 큰 피리를 겨드랑이에 끼우시고. 양 손엔 허연천...? 아니 두루마리 휴지구나.. 두루마리 휴지를 길게 끊어내어 손에 들고는 걸음 뒤로 펄럭이며 돌아오셨다. 피리를 받아든 와화스님은 심호흡을 한번 크게 하시더니 김종만 선생님을 한번 슥 쳐다보시고는. 이윽고 입술을 바짝 피리에 갔다 대었다. 눈을 잠시 감더니 손을 파르르 떨었다. [쁴~~~~쀠이이~~ 쀠유으이~~~~] 어딘가 막힌 듯 피리에서 찐득거리듯 소리가 새어나왔다. 두텁게 꺽이며 시작되는 연주. 와화스님의 가느다랗고 하얀 손가락이 피리의 숨구멍들을 막았다 뗐다 바삐 움직이기 시작하며 이 가득찬 밤을 토닥이듯 방 안을 휘감는 끊어질 듯 말듯 한 긴 음을 내었다. 마치 와화스님의 숨이 음악이 된 듯.. 따스한 소리들. 그때 김종만 선생님의 양 손이 작은 원을 그리며 톡톡 허공을 튀어다니기 시작했다. 손에 쥐고 있던 허연 휴지가 틱틱거리며 튀다가 김종만 선생님이 손을 길게 그어내자 손을 따라 허공을 갈랐다. 덩실거리며 뛰다가 쭈구르르 물러나기도 하고, 도무지 형태를 알 수 없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춤사위였지만, 선생님의 흥이 가슴으로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난 눈이 휘둥그레 졌다. .. 어디서 이런 구경을 하겠는가. 즉석에서 휴지를 끊어내 살풀이?.. 같은 춤을 춘다고? 게다가 이 아름다운 곡조를 뽑아내주는 .. （예쁘신） 스님도 계시고.. 빈 술잔을 자작하여 막걸리를 쭈욱 들이키는 흉을 냈다. 아 정말 기분좋은 밤이야. 저 눈빛만 빼고.. 땡중이 계속 날 흘끗거리며 쳐다보고 있다. 아무도 모르게.. 가방에서 '그 나뭇가지'를 꺼내 허리춤에 찔러넣고, 겉옷을 바지 밖으로 꺼냈다. 본능이 시키는 대로. * * * * * * * * "잘 눕혔어?" 소금사리와 징쓰가 빨개진 얼굴로 물었다. 얘네들도 거의 쓰러지기 일보직전이다. 오늘 하루 종일 다들 마음이 들떠 있었다. "응" 핑크넥타이누나와 똥덩어리는 완전 술에 떡이 되어 건너방으로 옮겨 눕혔다. 토막거인형은 아까 이미 곯아 떨어진 채고. 오늘 우연의 우연의 우연이 많이도 겹쳤다. "서울친구들. 술이 생각보다 약하구마이~" 심술궂은 표정으로 우릴 바라보는 땡중. "아유 저희들 술이 형님들, 와화누님한테는 안되네요." "그러게 껄껄껄~" 나를 보던 허규스님은 목을 뱀처럼 휘둘러 징쓰와 소금사리쪽으로 고개를 옮겼다. "그런데 징쓰랑 소금사리는 아까 내 해준 이야기 결말이 궁금하진 않은가?" 소금사리는 하품을 하던 손을 훔치면서 "아 네. 너무 궁금해요. 아까 개구리들이 스님 몸을 뒤덮은 데까지 얘기하셨어요." "아이구야 잘 기억하고 있구마.. 이거 얘기할 맛이 나네" 허규스님이 싱글벙글 눈썹을 들썩이며 신이 나 어깨춤을 은근은근 추었다. 기분나쁜 땡중이지만.. 흠.. 나도 뒷 이야기가 궁금하긴.. 해서. 귀를 쫑긋 기울이던 중에 김종만선생님이 넌지시 내 잔에 막걸리를 부었다. "한잔 드시게 단테동생. 젊은 사람이 팍팍 마셔 팍팍! 껄껄" "아 예..!" 언뜻 보니 와화스님의 잔도 비워져 있었다. "저기 스님 한잔 따르겠습니다." "아 네 고맙습니다." 와화스님도 진짜 술이 쎄시다. "아 그래.. 마을에서는 흉흉한 소문이 돌았지. 어디 근거없이 소문만 돈 것이 아니라. 여기 저기서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게야. 개울가에서 멱을 감던 아이들이 몸의 부분부분들을 무언가한테 뜯어 먹히고 울면서 집에 돌아온거지. 어떤 아이는 발가락을 잃고, 어떤 아이는 손가락을 잃고, 근데 그 상처가.. 마치 무언가에게 씹어먹힌 듯 보이는거야. 그리고 밤만 되면 개구리가 울리 없는 곳. 민가의 부엌이나 닭이나 소를 키우는 우리같은 곳. 혹은 나무 위라던가말야. 그런 곳에서 개구리가 떼로 모여 있는 것처럼 목청놓아 우는 데, 그 소리에 못 견뎌 개구리를 찾아 쫓으러 밖으로 나간 사람들은 어디서 줄을 매 당겨진 것처럼 어둠속으로 순식간에 끌려 들어가더라는 거지 그렇게 사람들이 어둠속으로 하나 둘 실종되기 시작하고, 가축우리에서는 소와 닭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데. 하나 기이한 것은 그렇게 사단이 난 곳에는 항상 끈적끈적한 무언가가 촉촉히 흩뿌려져 있었다는 거야. 아니 비가 온 것도 아닌데.. 이게 뭐지 싶은거지 사람들은. 빗자루로 쓸어도 몽글거리는 것이 잘 쓸리지도 않고.. 이게 무슨 조화인가.. 어느새 소문은 돌고 돌고.. 퍼지고 퍼져.. 어떤 큰 개구리가 사람을 잡아먹고 다닌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어. 관아에서도 흉흉한 민심을 읽고 여기 저기 포졸들을 보내 수색하였지만 별 소득은 없었고. 그러던 어느 날이었지. 어수룩하게 땅거미가 내려앉을 때까지 논에서 꿀을 베어내던 한 농부가 잠시 몸을 일으켜 숨을 돌리다가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본거야. 그것은 개구리같은 대가리에 사람의 몸을 하고 있었다네. 2길（약 3.6미터）은 넘게 껑중대며 뛰어가는데. 눈이 그걸 따라가다보니 하도 변화가 요란해 위 아래로 천지 분간이 안될 지경이었지. 고개를 세차게 흔들어 제정신을 차리고서야 스치듯 겨우 본 것이.. 그것은 입에 사람 하나를 거꾸로 씹어 삼키고 있었는데 안에서 얼마나 갈린건지.. 그 몸뚱아리에서 뿜어나온 피가 지나온 길을 뒤덮었고. 뛰는 족족 사방은 피로 물들었어. 그러고는 고달사쪽으로 쏜살같이 사라지는 걸 농부는 넋을 잃고 바라보았지." 아까 죽은 스님에 개구리 귀신이 붙어서 저렇게 된 건가보다. 근데 너무 춥다. 옷을 너무 얇게 입고 왔어.. "..... 흐흐흐흐흐흐흐흐흐...... " ? "아... 이제 못참겠네... 아 입 x나게 아프네 " ? "네?" 허규 이 땡중 놈이 이를 허옇게 드러내고 웃네.. "아휴.. 입아파.. 아가들 겨우 재웠네.... 단테라고 했나?... " "네..." 흘끗보니 징쓰와 소금사리는 서로 기대고 잠에 빠져 있었다. "아까부터 그렇게 술을 먹으라 권했는데.. 왜 계속 먹지 않는거냐.. 다른 녀석들은 다 쓰러졌는데.. 아까부터 지켜보니 이 귀한 술을 바닥에 그렇게 버리니.. 모를꺼 같았냐?.. 하.. 어린 놈의 새끼가 음식 소중한 걸 모르네.." "네? 네??" 내 그럴 줄 알았다. 이 놈들.. 역시 모르는 사람이 주는 음식은 받아먹는 게 아니지. 갑자기 상투를 틀고 있던 머리를 풀어헤치며 종만이가 말했다. "..그냥 시작하자..허규.. 좀 있으면 동 틀 시간이야.." 와화스님도 픽픽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한마디 거들었다. "좀.. 귀찮네요.. 당신.... 제가 성의껏 빚은 술을 이렇게 안드실 줄이야...." 하....... 얘네들이네.. 제대로 걸렸네.. 여주에 간다니까. 할아범이 이런 소문이 있다고 일러주긴 했지만.. 이렇게 만나지는 건 또 처음이네... "너네들이구나.. 사람 잡아먹는 개구리귀신이라는 게.." "큭큭큭.. 큭큭... 큭큭.. " 종만이가 웃기 시작하자. 허규랑 와화도 따라 웃기 시작했다. 허규가 옷고름을 풀며 말했다. "개구리귀신... 큭큭.. 우리가 400년 전에 지어낸 이야긴데.. 언제 해도 재미있다니까.. 이제 다른 재미 좀 보자." 허규. 이 씹쌔가 징쓰랑 소금사리를 보고 혀를 낼름 거렸다. "그 전에 허기가 지네.. 힘 쓸려면 배를 좀 채워야겠다.... 단테? 니 본명은 뭐냐? .... 아~~~ 안 궁금해.. 그냥 너부터 좀 먹어 치워야겠다.. 아까 보니까 살이 탱탱한게 질기지만 맛은 있겠어.." 와화가 씨익 웃더니 날 바라보며 허규에게 조곤조곤 말했다. "니 배는 멧돼지 고기로 채우고, 나도 이놈으로 욕정을 좀 채워야겠다.." "ㅋㅋㅋㅋ 아 니 술을 먹었으면 살에 잘 배어 쫄깃쫄깃 했겠는데.. 이 놈은 통 술을 안 먹어서.. 양보하지.. 오랜 만에 양기 좀 채우라고.." 허규와 와화가 나를 보고 수다를 떨고 있는데, 종만이가 날 의뭉스럽게 바라보았다. "근데 넌 왜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 듯 우두커니.. 서있는거냐.. .. 우리가 사람처럼 생기고 늙고 여자니까. 뭐.. 별로 두렵지 않은거냐.?" 큭큭큭큭큭.. "겨우 사람 몸에 붙어서. 술이나 먹여 물리적 쾌락이나 즐기는 놈들을.. 내가 뭐 무서워 해야겠냐? 400년 동안 산 놈들이 그동안 뭐했니.. 자위하느라 신났구나. 너네가 어떻게 존재하는지 매커니즘은 전혀 이해 못한거 같네.. 겨우 숙주의 생령을 빨아 먹기만 했으니.. ㅋㅋㅋ 하긴 뭐 너희같은 놈들이 대부분이지." "넌 이 놈 무슨 과냐.. 어디서 퇴마록 좀 읽었니?.." "ㅋㅋㅋㅋ 나? 나 '이과'야.. 수학, 물리, 화학, 조경 공부를 좀 했지.." 몸의 근육을 한껏 긴장시키다가 유연하게 풀었다. "덤벼.. 너희 세 놈 정도는 나 혼자도 충분하니까.." 6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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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5 [18: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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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4 [18: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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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나폴이 |
퇴마물로 진입하나요~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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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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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단테 |
감사합니다. 흔한 퇴마물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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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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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크리 |
와... 읽기전에 댓글 먼저 남깁니다. 12월부터 바빠져서 공게을 찾디 못 했는데 새해 맞아 다시 들어오니 선물처럼 단테님 재밌는 글이 모여있네요. 꾸준히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읽는데 막 저도 고깃집 테이블에 둘러 앉아있는 것 같이 생생해서 글을 흘려 읽을 수가 없네여. 댓글은 남기고 싶어서 선댓후감상 하겠습니다. 꺄오 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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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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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크리 |
와우 흥미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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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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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단테 |
언제나 관심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매크리님~~ 으쌰으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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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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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이좋았어 |
언제나 선추천후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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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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