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아파트는 어느 날을 기점으로
물을 쓰면 물이 빠져나가지 않고, 천천히 빠진다.

배관에 락스나 여러 시중제품들과, 전문인들까지 불렀는데도
그들조차 더이상 들어가지 않는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래도 원채 집에서 화장실을 잘 안써서 지금까지는 넘겨왔지만
지금같이 밖에 돌아다니면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하는 이시국에는 아니다.

그래서 나는 결국 돈을 좀 더 들여
내시경까지 쓰면서 배수구를 뚫어주는 전문 인력을 불렀다.

그리고 그들이 왔을때
그들의 손에 들려있던 장비들은 마치 내 구세주 같았다.

"화장실 배수구에서 물이 안빠져 나가는건, 물건이 도중에 막혔다는 뜻 이거든요? 그렇다면 이게 간단한게 아니라, 나무 아니면 돌맹이 같은 큼지막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말하고는 그들은 천천히 내시경을 집어넣다.

내시경에는 라이트가 달려있어 불빛으로 안을 비추었고
이내 알 수 없는 단단한 하얀 물체가 도중에 막혀있었다.

"아 원인을 찾았는데, 스읍 이거 애매한대요"

그들이 말하는 것은 이것이였다
안을 뚫는 드릴을 사용하기엔 구멍이 작고, 급수로 하기엔 그것이 틈틈이 그리고 꽉 박혀있어서 빼낼수 없다 하였다.

그래서 나는 내가 아는 용접업체에 전화를 했다
그리고 그 배관을 뜯어, 열어 보았을때 몇은 토를 하였고
또한 몇은 눈을 피하기에 급했다.

그것은 아마 갓 태어난 아기의 퉁퉁불어 살점이 다 사라진 시체였다
뼈만남아, 여러 찌꺼기들이 붙어 물이 지나갈 구멍이 적었기에
물이 넘쳤던 것이다...

아직도 그 애기 시체의 주인은 찾을 수 없지만
간혹 물이 막힐때면 그 일이 생각나 소름이 돋는다.